2011년 4월 26일 화요일

신 전원일기-감옥에서 낳은 아들/최송희

남편이 돌아오니 그동안 하지 못했던 예초기로 풀깎기, 밭 정리하기 등을 해서 좋습니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은 가장이 있어 마음이 놓인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뭐가 고장 나도 남편이 나서니 제가 여장부가 될 필요가 없어서 좋습니다.
그러나 뭣보다 남편이 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 있게 된 것이 더 감사합니다.

감옥에서는 한달에 한번정도만 외부에서 목사님이 오셔서 예배가 있기 때문에 늘 예배가 고플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와서 마음껏 드리는 예배가 정말 감격스러운 겁니다.

그 한번 있는 예배에 데려가려고 남편은 소년수 들에게 봉사원 일을 했습니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이라 밥을 먹고 돌아서면 금방 배가 고프기 때문에 끼니 사이에 빵, 과일, 우유 등을 사먹이는 일을 하며 아이들과 친해졌습니다.

일곱명이나 되는 아이들이라 간식비도 만만찮았는데 감사하게도 면회 오신 분들이 영치금을 넣어주고 가셔서 그걸로 간식비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절도, 강간, 폭행 등 십대에 지을 수 있는 죄들을 짓고 온 아이들은 다 결손가정, 문제가정의 자녀들이고 아침에 눈만 뜨면 바로 욕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아이들입니다. 교도소 드나드는걸 대수롭잖게 여기고 서로 별을 몇 개 달았나 나눔하는 철없는 아이들입니다.

그래도 어머니가 믿음이 있거나 잠깐이라도 교회에 나간 적이 있는 아이들은 간식을 사먹이며 말씀을 전하는 남편에게 쉽게 안겼습니다.

남편이 기도해주면 눈물을 흘리고 예배에 가자는 권유도 순순히 따랐습니다.
불우한 환경을 얘기하면 남편도 아이들이 불쌍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복음의 씨가 전혀 뿌려지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거나 이미 양심이 굳어져서 죄에 대한 거리낌이 없는 아이들은 복음에 귀를 닫았지만 그래도 간식을 챙겨먹이는 남편에게 아빠라 부르며 따랐습니다.

그래서 소년수 감방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아이들은 다들 아빠 아빠 하며 안겨 울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감옥 같은 곳은 잊는 것이 좋다고 말하지만 잊지 말아야할 사람들도 있습니다.
문제부모로 인해 죄수가 된 아이들을 기억하고 기도해주어야 합니다.

고추나 옥수수가 죽었다고 마음이 아플 일은 없지만 감옥을 들락거리며 죄 속에서 살다 죽을 인생은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 하물며 하나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아빠라 불렀던 아이들이 다 영적 후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출처: 우리들교회 자유나눔 home.woori.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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