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온혈(溫血)동물이다. 주위가 아무리 추워도 우리 몸은 일정한 온도(섭씨 36~37도)를 유지한다. 우리 몸의 온기(溫氣)는 유일한 에너지 공급원인 음식의 소화를 통해 대부분 얻는다. 몸에서 만들어진 온기는 20%가 간으로 가고, 약 20%는 근육으로 간다. 일이나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에 더 많은 온기가 간다. 온기 중 45%까지는 주위의 차가운 물건으로 모두 방사된다. 차가운 벽이 있는 따뜻한 방이 춥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몸의 온도는 신체기관의 활동을 보장해주는 효소작용이 바로 37~37.5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일정하게 유지된다. 만약 우리 몸의 온기를 만들어내는 핵(오장육부가 몰려 있는 부위) 온도가 3~4도 이상 벗어난다면 인간은 육체적, 정신적인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 저체온증은 운동 부족할 때 잘 생겨
= 일반적으로 체온이 36~37도일 때 정상 체온이라고 한다. 겨드랑이 또는 입안의 온도, 직장에서 재는 체온은 0.5도 정도 높다. 저체온은 기본적으로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거나 신진대사에 장애가 있을 때 발생한다. 몸이 차갑다는 말은 정상적인 신진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체온(Hypothermia)의 가장 큰 원인은 운동량 부족이다.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열이 만들어지고 이들 열에너지는 혈액에 의해 온몸의 세포 곳곳에 분배된다. 특히 운동은 몸이 움직이면서 산소를 취하여 노폐물인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휘발성 유해물을 폐에서 방출한다. 또 산소는 지방, 콜레스테롤, 불필요한 노폐물 등을 태워버리고 혈액을 정화시켜 암과 같은 질병을 예방한다.
이런 점에서 전문의들은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5일 이상 꾸준히 운동할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운동하는 시간보다 컴퓨터나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다. 움직이지 않고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신진대사율이 떨어져 열량이 몸에 비축되고 이는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는 혈액순환 방해로 이어져 저체온의 원인이 된다. 저체온증은 추운 곳에서 오랫동안 서 있어도 나타난다. 우리 몸은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신체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지 않거나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면 핵의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결국 몸이 얼게 되어 저체온증이 생긴다.
이와 함께 세포 조직에 산소가 부족한 산소 결핍이 생기게 되고 근육이 딱딱하게 굳는다.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박동이 약해진다. 가장 많은 손상을 입는 것은 뇌로 감각이 없어지고 잠이 온다. 그리고 마치 따뜻하고 덥다는 환상이 생긴다. 이 같은 현상이 계속 진행되면 뇌부종이 생기고 숨이 멈추면서 죽음을 맞게 된다. 차가운 물에 오랫동안 있어도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물속의 열전도율은 공기보다 20배나 더 높다. 따라서 물은 공기에서보다 11배나 더 빠르게 몸에서 온기를 빼앗는다. 8도의 차가운 물속에서는 심장과 호흡이 멈추는 쇼크가 생길 수 있다.
◆ 저체온 땐 혈류장애로 각종 질환 노출
= 저체온은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체온이 없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만약 몸이 차가워져서 체온이 35도 이하로 천천히 하루 이상 걸러 떨어진다면 여러 가지 지병이 나타난다.
핵의 온도가 34도 정도(겨드랑이 측정 때 체온이 32도 또는 그 이하)까지 떨어진다면 24시간 안에 죽음이 찾아올 수 있다. 그리고 급격하게 핵의 온도가 32도까지 하락한다면 인간은 1시간 안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체온이 27~28도로 측정됐다면 이미 죽었다고 본다.
이처럼 체온은 우리 생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감기나 폐렴 등의 염증, 류머티즘이나 교원병 등의 자기면역병, 암 등 거의 모든 질병은 열을 동반한다. 열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경고이자 질병을 치유하려는 치료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저체온이 되면 심장의 혈류량이 떨어지게 되고 이에 따라 소화기능도 저하된다. 이는 음식물 흡수에 지장을 주고 이것이 장기화하면 만성질환이 된다. 또 저체온이 되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간이 손상되며 발열기관으로서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사망률과 시간의 상관관계를 살펴 보아도 체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망률은 하루 중 체온과 기온이 제일 낮아지는 오전 3~5시에 가장 높다. 사람은 체온이 36.5도 이상을 유지해야 건강과 생명을 유지하는데, 체온이 내려가면 세포나 혈액 중의 노폐물을 처리할 수 없어 물질의 화학반응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게 되어 중간대사물이나 산독물이 생성된다.
◆ 암ㆍ당뇨ㆍ심장질환도 저체온증과 밀접
= 저체온은 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저체온증을 보이는 사람 중 상당수가 암이나 당뇨, 저혈압,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
또 매사에 의욕이 없고 게으르며 특별한 병명이 없어도 몸이 쑤시거나 아프다고 호소한다. 암세포는 35도에서 가장 많이 증식하고 39.3도 이상이 되면 죽는다. 다시 말해 저체온, 몸의 냉기가 암을 만드는 커다란 요인이 된다. 암은 우리 몸 가운데서 열이 많이 나는 심장과 비장, 소장에는 생기지 않는다.
심장은 체중의 200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체열의 9분의 1을 산출할 만큼 열을 내는 기관이다. 비장은 적혈구가 밀접해 있어 붉고 온도가 높다. 소장도 소화를 위해 항상 격렬하게 연동운동을 하기 때문에 열을 많이 낸다.
이와 달리 암이 빈발하는 위, 식도, 폐, 대장, 자궁 등은 속이 비어 있고 주위에만 세포가 있어 체온이 낮아지기 쉽다. 특히 체온보다 낮은 외부와 항상 통해 있기 때문에 더욱 차가워지기 쉽다. 여성의 유방도 몸에서 돌출돼 있어 체온이 낮다. 유방암은 유방이 큰 사람일수록 잘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유방의 크기와 상관없이 영양을 운반하는 동맥의 수가 같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방이 커도 동맥의 수가 많아지지 않기 때문에 온도는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암이 저체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의학에서 `온열요법`을 도입하고 있다. 온열요법은 1960년대부터 도입되어 연구하고 있고 현재 일부 의료기관에서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몸의 표면에 생긴 암에는 일부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내장의 암에는 효과를 내기 어려워 논란이 되고 있다.
◆ 평소 몸 따뜻하게 유지하는 습관 중요
= 암을 비롯해 질병을 예방 및 치료하려면 적정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몸은 36.5도보다 약간 높은 37도를 유지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오히려 36도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많고 심지어 35도인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전문의들은 체온의 40% 이상은 근육에서 발생하므로 걷기를 비롯한 운동, 입욕 등으로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체온이 오르면 혈액 중의 노폐물이 연소분해되고 혈액을 정화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암과 질병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우리가 과식을 하거나 운동을 하지 않으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어느 선까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열의 정화작용 때문이다.
※ 참고=당신의 몸을 인터뷰하다(저자 이삭 브레슬라프 지음ㆍ씨네스트 출간), 전조증상만 알아도 병을 고칠 수있다(이사하라 유미 지음ㆍ전나무숲 출간), 37℃건강학 저체온을 잡아라(홍동주 지음ㆍ광명당출판사)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출처: 매일경제신문 ⓒ 매일경제 & mk.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