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고통, 통증과의 전쟁
■ 방송 일시 : 2009년 04월 02일 (목) KBS 1TV 22:00~22:50
■ 담당 프로듀서 : 홍기호 PD
■ 작가 : 이혜라, 이은경
통증 치료의 오해와 진실 -
통증, 잘 참는 것이 미덕이다?
진통제는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마약성 진통제로 치료하면 중독될 수 있다?
- 그러나 통증을 2개월 이상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뇌와 신경계에 비정상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적극적인 치료만이 살 길이다.
통증, 참으면 병이 된다!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현재까지 밝혀진 만성통증의 실체와
최신 통증치료법에 대해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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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
통증이 시작된 날부터 응급실 신세를 수도 없이 지게 된 18세의 이태윤 군.
작년 봄, 별것 아닌 줄 알았던 어깨의 혹을 제거한 후, 고통스러운 나날이 시작되었다.
상처 하나 없는 건강한 몸, 아무도 그 고통을 알아주지 못한다.
심지어 꾀병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태윤 군의 왼손은 어딘가에 스치기만 해도, 약간의 찬바람에 노출돼도, 고통스러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극심한 통증은 왼손과 왼쪽 어깨를 넘어 온 몸을 파고들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라는 병명조차 낯선
난치성 만성통증 질환을 만나게 된 것이다.
누군가 힘내라고 살짝 어깨를 토닥이는 것에 며칠이나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다.
좀 더 나은 내일, 통증이 없는 날을 위해 온 힘을 치료에 전념하는 수밖에 없다.
박중호 씨는 4년 전, 택시 뒷바퀴에 다리가 끼어 전치3주의
가벼운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3주가 지나도 통증은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심해져 근육과 조직에
이상증세까지 나타났다. 한번 시작되면 혼절을 할 정도의 통증에
마약성진통제를 최대 허용치까지 주사해보지만, 통증은 쉽게 잡히지 않는다.
만성통증으로 넘어갔다는 것은
통증이 척수를 통해 뇌로 지나가는 경로에 변성이 온겁니다.
변성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생 안고 가야하는 질환에 속하게 됩니다
- 아주대학교 통증클리닉 김찬 교수
이러한 만성통증질환은 특정인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사소한 부주의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세밀한 관심과 아주 작은 통증일 때 관심을 기울인다면
뇌를 비롯한 신경계 전체가 비정상적으로 변하는 만성통증을 막을 수 있다.
▶ 첨단치료의 현장을 가다
- 통증치료의 제왕, 신경차단술의 모든 것
몸 안의 우주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한 신경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무서운 질병, 만성통증!
만성통증으로 가는 길을 막는 효과적인 치료법은 과연 무엇일까?
대수롭지 않은 근육통이라 생각하여 약국에서 소염진통제만을 복용했던 유석희 씨.
그러나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펜치로 살갗이 벗겨지도록 꼬집어야오히려 통증이 감소될 정도로 신경이 손상되었다. 대상포진을 제 때 치료하지 못해 생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난치성 만성통증 질환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이미 유석희 씨의 신경은 통증으로 인해 변성된 상태.
의료진은 뇌로 전달되는 신경을 반영구적으로 차단하는 신경차단술을 진행했다.
유석희 씨는 신경차단술 시술 이후 삶에 어떤 변화를 맞았을까?
이러한 신경차단술은 만성통증 질환에서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좋아하는 등산 때문에 디스크 질환이 심해진 조광행 씨.
척추에서 다리로 가는 신경을 누른 디스크가 원인이었다.
앉아있는 것도 고통 그 자체!
조광행 씨는 통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곳은
정형외과나 신경외과가 아닌, 바로 통증클리닉이었다.
디스크 환자들이 수술을 안 해도 치유될 확률은 80~90%입니다.
신경의 염증을 줄이고, 붓기를 가라앉히면
신경에 산소와 영양소가 공급되어 신경이 자기 기능을 하게 되는겁니다
- 가톨릭대학교 마취통증의학과 문동언 교수
조광행 씨는 감압 신경성형술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무리 없이 직장생활을 하는 건강한 가장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 암을 억제하고 아토피를 치료한다
- 통증과 면역력의 관계!
암 환자들의 가장 고통스러운 적은 죽음의 공포 보다도 암으로 인한 통증이다.
통증이 야기하는 스트레스는 항암치료를 위한 체력도 갉아먹는다.
통증이 시작되면 일단 진통제의 강도를 높이고 용량을 늘려가던 과거와 달리,
통증 자체가 심할 경우 처음부터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한다.
환자의 건강 상태나 삶의 질을 위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밝혀진 후
바뀐 최근의 치료원칙이다.
일본 토야마대학의 쿠라이시 야스시 교수는 피부암 세포를 이식한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에는 생리식염수만 주고,
한쪽에는 쥐가 통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을 투여했다.
그 결과 모르핀을 투여한 쥐들의 암 종양수가 확연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증 자체가 암의 증식과 전이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통증치료가 암 치료에 중요합니다- 일본 토야마대 의대 쿠라이시 야스시 교수
이렇듯 통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암환자의 생존율이나 신체의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일본에서 <통증클리닉에선 만병을 고친다> 라는 책으로
돌풍을 일으킨 가와테 마리코 박사.
가와테 박사는 통증클리닉에서 현대판 불치병이라 불리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치료한다.
신경계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성상신경절 차단 시술을 통해
피부의 과민한 상태를 줄여주는 원리다.
그 외에도 허리 통증 치료를 위해 신경차단술을 시행했더니
알레르기성 비염이 함께 치료된 환자의 예를 들며
알레르기 치료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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