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다른 일 하느라고 미루어 두었던 천년초 거두기를 했습니다.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다음에 작물을 거두는 것은 때늦어 보이지만 천년초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영하 30도의 혹한에도 죽지 않는 강인한 식물이 천년초입니다.
토종 선인장인 천년초는 겨울이 와서 기온이 내려가면 땅에 착 엎드립니다.
몸속에서 스스로 수분을 뺐기에 줄기에 힘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 살아 남으려고 수분을 있는대로 다 빼니 넓적한 줄기가 쭈글쭈글해집니다.
그래도 이 쭈구리에 물을 넣어 갈면 여전히 신선한 주스가 됩니다.
이걸 우리 부부는 아침마다 마시는데 풍부한 비타민과 칼슘, 섬유질과 항산화성분으로 올한해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데 한몫 단단히 했습니다.
손바닥 선인장이라고도 하는 천년초는 키우기도 아주 쉽습니다.
특별히 거름이나 농약 등이 필요없이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가뭄이 들어도 말라죽지않고 추워도 얼어죽지 않는 느디님 식물입니다.
흠이 있다면 자잘하게 많은 가시인데 근처에서 얼쩡거리면 어느새 몸에 박힌다는 겁니다. 처음 심을 때는 그걸 몰라 온 몸에 수백개의 가시가 박혀 빼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요즘 영하의 날씨 속에서 천년초는 마치 죽은 듯이 엎드려 있습니다.
하지만 봄이 오면 다시 파랗게 일어설걸 알고있기에 걱정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도 죽을것 같은 고난이 와도 우리 속에 예수 생명이 있기에 결코 죽지 않습니다. 다만 천년초 처럼 속에 있는 물을 다 빼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돈사랑과 탐욕과 자존심과 명예, 교만 같은 세상 물을 다 빼내라고 겨울이 오는 것입니다. 저도 이 물을 빼느라 힘들었습니다. 가족이 수고하고 돈이 수고했습니다.
그래서 시골에서 농사 짓는 쭈구리 아줌마가 됐지만 물을 많이 빼고나니 생명의 본질인 예수님이 제 속에 남게돼 이제 겨울이 아무리 와도 얼어죽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제 주위에는 물이 가득차 빳빳하게 서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보며 영하 몇도의 추위가 와야 저 물이 다 빠져 천년초 처럼 겸손하게 엎드리는 인생이 될까 생각하게 됩니다.
*출처: 우리들교회 사이트/자유나눔 home.woori.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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