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5일 월요일

신 전원일기- 찌질이가 최고의 비료/최송희

여전히 춥긴 하지만 봄기운이 약간씩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직 장작불에 끓인 국도, 마당에 있는 물 호스도, 물통에 담긴 물도 다 얼어있습니다. 그런데 얼어있지 않은 물이 담긴 곳이 있습니다.
바로 플라스틱 통에 담긴 물 비료 입니다.

가을에 유기농 물 비료를 만들어 두었는데 이것만은 그 추운 혹한에도 얼지 않아 참 신기합니다. 얼지 않는 이유는 그냥 물이 아니라 생명체가 가득한 물이기 때문입니다.

물 비료에는 소금과 설탕이 들어가지만 진짜로 중요한건 뒷산에서 긁어온 부엽토입니다.
부엽토 속에는 미생물이 잔뜩 들어있어서 이것들이 물속에서 번식해서 미생물 액체비료를 만들어냅니다.
더 중요한 건 물 비료에는 농작물의 열매가 들어간다는 사실입니다.
고추에 가장 좋은 비료는 바로 고추입니다. 그래서 땅에 떨어져 말라버린 고추, 썩은 고추, 병든 고추도 다 이 물 비료에 넣습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작물에 가장 좋은 비료의 원료는 그 작물의 열매입니다.
그래서 작물마다 그 열매로 여러 통의 물비료를 만들었습니다..
추위에도 얼지 않는 이 살아있는 비료들은 이제 봄이 오면 흙에 뿌려질 겁니다.

사람을 살리는 비료도 식물처럼 각각의 고난 속에서 열린 열매입니다.

남편의 바람으로 힘든 사람은 바람을 겪어본 사람이 말씀을 통해 살아난 열매로 살려냅니다. 자녀 고난으로 죽을 지경이 된 사람은 역시 자녀 고난의 열매가 있는 사람이 잘 살려냅니다.

우리 목장에 남편이 알콜 중독인 분이 왔습니다.
그러자 이미 알콜 중독에 빠졌다가 우리 교회에 와서 술이 끊어진 여러 지체들이 생생한 간증으로 그 지체에게 진짜 힘과 위로를 줍니다.

이혼을 하고 죽을 것 같은 분이 또 목장에 새로 왔는데 이미 이혼후의 후유증을 겪어낸 지체들이 나도 겪었다 하면서 그분을 살려냅니다.

좋은 열매들은 세상으로 팔려 먹히면 끝나지만 떨어지고 병들고 썩어서 쓸모없을 것 같았던 찌질이 열매들이 최고의 비료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힘든 환경 속에서 버려지고 병들고 썩었던 사람 찌질이 들이 사람 살리는 최고의 비료가 된다는 걸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이 은혜스런 찌질이 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제게는 정말 후한 선물입니다.

*출처: 우리들교회 자유나눔 home.woori.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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