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5일 월요일

신 전원일기- 밥만 묵고 삽니꺼?/최송희

집에 데려다놓은 손바닥만한 강아지들이 6개월 만에 완전히 커버렸습니다.

한 마리는 발바리라 덩치가 크지 않지만 다른 한 마리는 진도개 잡종이라 덩치가 송아지만한 크기로 자랐습니다.

이 녀석 들에게 해주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아침저녁으로 밥을 챙겨주는 일인데 먹던 음식찌꺼기를 종종 주다보니 맛이 들려 사료만 주면 먹으려고 하지 않아 끼니마다 뭘 주어야하나 늘 신경을 써야합니다.

강아지들은 그래도 밤마다 산에서 고라니나 멧돼지가 내려오면 짖어서 쫓는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에 밥값은 제대로 합니다.

그런데 요놈들이 어른 덩치가 되고 보니 고추도 커다래져서 장가를 가고 싶은 눈치입니다.

사실 암수를 가져다 놓으면 이 점은 해결 되겠지만 새끼를 수두룩하게 낳으면 온 집이 개판이 될 것 같아서 수놈만 두 마리 기르니 이점이 문제입니다.

발정기가 됐는데도 암놈은 없고 그러다보니 가끔 이놈들이 교미하는 포즈 비슷한 것을 번갈아 취하며 장가가고 싶다는 시위를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놈들이 동성애를 하는 건 아닙니다.
동물들은 아무리 아쉬워도 절대 동성애는 하지 않습니다.

종족 보존의 본능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새끼를 낳을 암놈을 구하지 단지 쾌락을 위해 수놈끼리 이상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 녀석들은 시골구석에서 노총각으로 늙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불쌍하기도 하지만 별 대책이 없습니다.

지체들 중에도 십년 혹은 칠년 동안 남편과 각방을 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남편들이 거들떠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과부의 슬픔을 목장에서 털어놓으며 그나마 힘든 세월을 견디고 사는 이분들도 불쌍하지만 역시 별 대책이 없습니다. 이혼할 수는 없으니까요.

목장마다 많은 싱글 들이 있는데 육적으로도 외롭고 마음도 외로운 분들이 많습니다.
외롭다고 아무하고나 결혼할 수도 없는 일이고 말씀 때문에 엔조이는 더더욱 할 수없으니 그저 긴긴 밤을 썰렁하게 보내야하는 가여운 과부들입니다.

이제 밤이 길어지는데 동지섣달 긴긴 밤을 추운 바깥에서 웅크리고 자며 총각으로 늙어갈 강아지들도 안됐지만 우리들의 과부들은 더 불쌍합니다.

사람이 떡(밥)으로만 살지 아니하고 말씀으로 살 것이라고 한 성경말씀은 지당합니다.
하지만 생과부와 참 과부들에게 짐승 한 줌 내려주시면 안될까요.

사람이 밥만 묵고 삽니꺼?

*출처: 우리들교회 자유나눔 home.woori.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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