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5일 목요일

신 전원일기- 감자 캐기/최송희

감자를 캐느라고 바빴습니다. 먼저 땅위에 있는 감자줄기를 잡아당겨서 뽑아낸후 땅을 헤치면 뿌리에 주렁주렁 달린 감자들이 보입니다.

주먹보다 큰 감자부터 포도알만큼 작은 감자까지 몇바구니나 캐내는 재미가 큽니다. 감자 한 상자를 쪼개 심었는데 삼십배나 되는 수확을 거두게 됐습니다.
 
감자를 어느 때에 캐야하는지 궁금했는데 새파랗게 싱싱하던 감자잎과 줄기가 갑자기 시들면서 누래지면 그때가 캘 때라고 합니다.

잎은 쇠하고 뿌리가 흥하게되는 것이 수확시점인 겁니다. 새파랗게 싱싱하던 감자잎과 줄기가 쇠하지 않으면 뿌리의 수확을 할수없게 됩니다.

사람도 이렇게 쇠해가지 않으면 열매를 얻을수 없는것 같습니다. 며칠전 남편의 친한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방송국에서 잘나가던 분인데 퇴직하고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는지 암에 걸렸다고 했습니다.

모태신앙이었지만 모압같은 세상으로 가서 불신의 삶을 살았기에 나오미처럼 큰 고난을 많이 당했고 텅빈 삶이 되어서야 주님께 돌아온 인생입니다.

이제 암치료를 받느라고 머리는 다 빠졌고 야위어서 홀쭉해진 외모가 노인네 같아서 왕년에 TV에서 보이던 핸섬한 모습은 간곳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겉이 쇠해지니 이분도 주님께 돌아왔습니다. 겉모습이 싱싱할땐 결코 돌아오지 못했던 베들레헴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인간은 이렇게 환경이 쇠해져야 주님께 돌아오는것 같습니다. 제 남편도 환경이 쇠해져 죽게되니 주님께 엎드려 열매를 맺는 인생이 됐습니다.

힘든 농사를 지으니 외모적으로도 후줄근해지고 새까맣게 타서 점점 쇠해져 갑니다. 저 또한 자녀와 물질의 쇠함을 통해 작은 열매를 맺는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푸르게 살아있는 모습으로는 결코 열매를 맺지못하는 사람의 죄악된 본성을 감자를 캐면서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죽어야 열매가  맺히는건 감자나 사람이나 똑 같은것 같습니다.
 *출처: 우리들교회 사이트 자유나눔 home.woori.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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