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5일 월요일

신 전원일기- 죄수번호 741번/최송희

결심공판 법정은 김장감과 불안감으로 인해 쥐죽은듯 조용했습니다.

냉엄한 표정을 가진 판사는 죄수들에게 차례차례 판결을 내렸습니다.

징역 1년에 처한다는 판결을 받고 그 자리에서 끌려가는 사람도 있었고 집행유예의 판결을 받고 가벼운 표정으로 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집행유예를 받는 사람에게는 이름을 한번 묻는데 징역에 처해지는 사람에게는 이름을 몇 번이나 날카롭고 큰소리로 묻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마치 아이들에게 아픈 주사를 놓기 전에 엉덩이를 몇 번 찰싹 때리듯이 말입니다.

남편에게 판사가 이름을 세 번이나 큰 소리로 묻는 순간 저는 멍한 기분이 됐고 남편은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끌려가면서 저를 힐끗 바라보던 남편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평범한 시민으로 살다가 60살이 넘어서 갑자기 인생의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는 사람의 충격과 두려움이 담긴 얼굴이었습니다.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났을 때 담보 잡힌 기계를 팔아 직원들의 밀린 월급과 퇴직금으로 나눠준 일 때문에 결국 감옥에 가게된 겁니다.

하나님의 법은 동기를 보지만 세상의 율법은 엄해서 이유가 어떻든 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하나님 앞에서 심판받는 인생이 아니라 세상 법정에서 심판받는 인생인 것이 다행입니다.

오후에 의정부 교도소로 면회를 갔습니다.

푸르딩딩한 죄수복에 741번 번호표를 붙이고 나타난 남편의 작아진 모습을 보는 순간 눈물이 솟구쳐 올라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모래시계] 같은 드라마에 나온 사람 같아서 현실감이 잘 들지 않았습니다.

집에 오면서 남편이 겪어야할 힘든 시간들을 생각했습니다.

마음도 힘들겠지만 몸도 힘들겁니다. 요가 푹신해야 잠을 잘 자는 남편은 담요 한 장을 깔고 자며 배기는 잠자리에 힘들어할 것이고, 더위를 못 참는 체질인데 선풍기 하나 없는 무더운 여름을 보낼 것입니다. 무엇보다 혈압과 당뇨가 있는데 건강이 나빠질까봐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감옥은 하나님께서 남편을 특별양육 시키기 위해 보내신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양주는 감옥에 갔다 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확실한 리더십을 갖게하기 위해, 또 남편에게 부족한 부분이 온전케 되기위해 주님은 스페셜 과정에 집어넣으신 것 같습니다.
수요예배에 감옥에 갇힌 바울에 대한 목사님의 말씀은 바로 저희에게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바울처럼 남편도 두려움과 위축감에서 벗어나 담대해져서 훈련을 잘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늙어서 선교사가 될 수없는 나이에 팔개월동안 감옥 선교의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는 남편이 되길 기도합니다. 큰 약재료를 갖게된걸 기뻐하는 남편이 되길 기도합니다. 공동체의 눈물과 기도에 감사하는 남편이 되길 기도합니다.

죄와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 실감이 나지 않는 분들은 한번쯤 법정에 가셔서 서슬 퍼런 재판장이 죄인들에게 판결하는 장면을 직접 보시기 바랍니다.

세상에서 어떤 삶을 살았건 재판장에게는 똑같은 죄인이듯이 하나님도 우리의 마지막 날에 무서운 재판장으로 우리의 죄를 물으시고 돌아올 수 없는 감옥인 지옥으로 보내실 겁니다.

다만 예수님 믿는 자들만 지은 죄를 다 용서받는 특권을 누리게 되는데 무슨 배짱으로 예수 안 믿으시는 겁니까?
*출처: 우리들교회 자유나눔 home.woori.cc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