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5일 월요일

신 전원일기- 암 /최송희

며칠 전 젊은 지체가 어머니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그 어머니는 얼마 전에 폐암 선고를 받은 분입니다.
저는 그분을 만나면 위로와 힘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만나보니 저의 위로가 전혀 필요없었습니다.

암 선고를 받으니 마음에 햇살이 비쳐드는 것처럼 얼마나 따듯하고 편안한 맘이 드는지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야 이 수고로운 세상살이를 마치고 하나님 나라에 갈수있다니 감사하다는 그분에게 제가 도리어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분은 얼마 전까지는 독실한 불교신자였는데 결혼한 딸이 너무 힘든 환경 때문에 우리 교회에 와서 예수님을 믿고 살아나는 모습을 보고는 우리 교회에 오셔서 예수님을 만난 분입니다. 성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셨던 분인데도 말씀을 듣자 은혜를 받아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건 수 십 년 동안 혼자 자녀들을 키우느라 숱한 고생을 하면서 고난을 있는대로 맛보셨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예수님을 만났으니 죽음이란 것이 오히려 편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는 그분은 죽어도 감사하고 살면 사명의 여생을 사실 것 같습니다.

요즘 우리 교회 집사님들 몇 분의 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찡했습니다.
수술을 앞둔 분도 있고 수술을 포기한 분도 있습니다.
아직은 멀리 생각했던 죽음이 갑자기 코앞으로 다가온 느낌일겁니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이미 길한 해석을 한 사람들이지만 암 선고는 역시 인생의 종말을 맛보는 사건입니다. 그래서 고독과 침묵의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폐암선고를 받은 분처럼 따뜻한 햇살이 마음을 가득 채우는 편안함을 맛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암 세포가 있고 언제 암에 걸릴지 모릅니다.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암 세포가 강해집니다. 그래서 암에 걸렸다는 건 이제 좀 육신의 일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쉬면서 고독과 침묵의 시간을 통해 내면의 햇살을 회복시키라는 신호입니다.

암은 열을 싫어하고, 산소를 싫어합니다.

때문에 성령의 열기와 말씀의 신선한 산소를 날마다 공급하면서 나가면 그 놈이 힘을 잃고 사라질 날이 올 겁니다. 암 수술을 앞둔 집사님. 이제는 감사와 사명의 길만 남으신 것 같네요.

*출처: 우리들교회 자유나눔 home.woori.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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