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6일 화요일

신 전원일기-직통계시/최송희

27일이 남편의 결심공판 날인줄 알았더니 9월 10일에 결심공판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8월이 가기 전에 혼자서라도 서둘러 배추와 무를 심어야 했습니다.
 
무를 심기로 한 자리에 풀이 밀림처럼 자라있어서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집사님이 아시는 분들을 보내주셔서 풀을 다 베고 땅을 갈아엎고 두둑까지 만들어 주고 가셔서 혼자서도 배추와 무를 쉽게 심을 수 있었습니다.
 
무는 씨를 심고 배추는 이웃에서 키운 모종을 사다가 심었습니다.
올해의 김장거리인 셈입니다.
5년 만에 미국에서 다니러온 친구가 가평에 와서 일하는 저를 보고 농사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놀랍니다. 게다가 저와 대화하면서 눈이 더 동그래집니다.
 
5년 전에 그 친구는 고난 때문에 몸부림치다 기도 중에 소위 직통계시의 은사를 받아 구체적으로 하나님과 대화하는 특별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당시 저는 사소한 것까지도 주님께서 인도해주신다는 그 친구가 부럽고 멋져 보여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님께 물어보길 바라며 상담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5년 동안 그 친구는 계속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대화로만 인도함 받으려는 것에 치우쳐서 말씀의 진보가 없었습니다. 물론 저는 우리들 교회에서 계속 양육을 받았지요.
5년이 지난 지금 친구는 아직도 자신의 환경을 벗어나길 원하는 그 자리에 머물러서 남을 살리는 인생이 되지못하고 있고 저는 이제 말씀으로 해석되고 인도받는 자가 되어 지체들을 섬기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무슨 큰 은사를 받는 것보다 말씀과 공동체가 있는 신앙생활이 최고라는 것을 친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5년 전 대화는 역전되어 이번에 저는 친구에게 목사님의 말씀을 인용하며 처방을 내려주는 위치로 바뀌었습니다.
 
직통계시는 믿음이 너무 없거나 연약할 때 주실 수도 있지만 그 자리에 머물러만 있으면 결국은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지 못하게 됩니다.
날마다 말씀의 물을 주고 공동체의 거름으로 키워야만 맛있게 먹어지는 배추와 무 같은 인생이 되는 겁니다.
 
미국에 있는 남편과 떨어져서 한국에서 살고 싶은 그 친구는 이번 주일날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크게 흔들려 십자가 지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말씀보다 귀한 건 없습니다.
*출처: 우리들교회 자유나눔 home.woori.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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