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5일 월요일

신 전원일기- 사과 살리기, 사람 살리기/최송희

저희 집 부근에는 나무가 많습니다.

지난 여름 비바람이 심했을 때 나무 몇 그루가 넘어졌습니다.
꽤 굵은 나무들이었는데 아마 뿌리가 얕았나 봅니다.
그보다 훨씬 가는 나무들도 멀쩡한데 말입니다.

뒷산을 두르고 있는 잣나무는 높이가 몇 십 미터씩 되지만 알고 보면 뿌리가 굉장히 얕게 있기 때문에 큰 바람이 불면 넘어지기 쉽습니다.

그런데도 심한 바람에 넘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수백그루가 함께 모여 있어서 서로 버텨주는 힘으로 넘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본 아오모리 현은 사과로 유명합니다.
일본은 입시철에 엿이나 떡 대신 사과를 선물합니다.
그 유래는 아오모리 현의 한 사과 마을에서 시작됐습니다.
어느 여름 태풍이 불어서 사과나무의 사과들이 거의 다 떨어지고 약 십 퍼센트 정도만 남았습니다. 사과로 먹고 사는 마을 사람들은 앞날이 암담했습니다.

날마다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던 끝에 기막힌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마을은 신문에 광고를 냈습니다. 그 문구는 [태풍에도 안 떨어진 사과, 입시엔들 떨어지랴.]
이 광고를 보고 입시생 부모들이 한 알에 몇 만원씩 하는 그 사과를 사느라고 난리가 났습니다. 물론 마을은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부터 입시철에는 사과를 선물하게 됐다는 겁니다.

참으로 기복을 이용한 절묘한 상술이지만 망하게 된 상황을 성공으로 바꾼 탁월한 해석이 무릎을 치게 합니다.

태풍으로 몇 개 안남은 사과를 황금사과로 바꾼 건 마을 사람들이 날마다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의논한 나눔 덕분이었습니다.

우리들 공동체도 사과 마을처럼 힘든 환경을 맞은 분들이 많습니다.
이 망한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목장에서 모여 나누고 해석하다보면 처방이 나오고 대안이 나옵니다. 그 해석의 근거는 물론 말씀입니다.
여기에 순종만 하면 위기가 기회가 되는 반전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기발한 사과 광고로 살아나 유명해진 아오모리처럼 우리들도 망한 인생들을 공동체의 해석으로 살리는 교회로 유명해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출처: 우리들교회 자유나눔 home.woori.cc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