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5일 월요일

신 전원일기- 죄 없는 마을/최송희

남편의 부탁대로 고추밭과 쌈 배추 밭에 벌레 막는 친환경 약을 뿌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부부목장의 부 목자님 들이 아침 일찍이 부부동반으로 찾아오셨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작업복으로 갈아입으시고 일을 시작하신 이분들이 친환경 약을 뿌리는 일도 다 해주셨고 고추밭 이랑사이에 수북하게 올라온 풀 뽑기도 해주셨습니다.

젊은 장 집사님은 장정 두분과 함께 와서 일해주시겠다고 예약하셨고 또 다른 분은 일하느라고 목 마를텐데 마시라고 미숫가루를 잔뜩 주셨습니다.

다들 눈물로 기도해주시는 것만도 고마운데 농사일까지 도와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처럼 공동체의 진한 사랑을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만나는 분마다 격려해주시고 기도해주시고 애틋한 눈길로 사랑을 전해주시는 지체들의 사랑이 온몸으로 전해져 옵니다.
게다가 농사일도 돕겠다고 불러달라고들 하시니 웬 사랑을 이렇게 많이 받는가 싶습니다.
몸과 마음으로 돕는 분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문지식으로 돕는 김 변호사님 같은 분도 계셔서 정말 든든합니다.

일전에 어떤 지체가 보통 때는 우리들 공동체의 사랑을 그렇게까지 못 느꼈는데 사건이 오니까 벌 떼처럼 달려들어서 기도해주고 말씀과 사랑의 격려로 견뎌낼 힘을 주는 걸 겪고 나니 정말 우리 공동체의 무시무시한 힘을 실감했다고 말했는데 저 역시 그렇습니다.
고난을 겪어낸 사람들의 사랑은 무섭도록 힘이 있습니다.

고통만을 겪은 사람들은 분노와 우울로 자기도 죽고 남도 죽이는데 복음 안에서 고난을 당한 사람들은 나도 살고 남도 살립니다.
지금 겪는 고통만이 아니라 과거에 겪은 고통도 말씀으로 해석되면 그때부터 고통은 고난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과거의 고통 때문에 죽을 얼굴을 하고 우리 공동체로 찾아온 지체들이 말씀 듣고 살아나 고통이 고난으로 변한 것을 자랑합니다.

저와 남편은 고통이 아닌 고난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슬프지 않고 오히려 행복합니다. 싱거운 수박 껍데기만 씹는 인생이 아니라 잘 익어 깊은 맛이 나는 속살의 삶을 맛보게 해주시는 특별 은혜가 감사합니다.

우리 마을 입구에는 [범죄 없는 마을] 이라는 팻말이 서있습니다. 그런데 범자가 퇴색해서 [죄 없는 마을] 이 됐습니다. 죄 없는 마을에 죄인을 자처하는 우리들 성도들이 찾아와서 목장예배도 드리고 농사일도 하시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진짜 죄 없는 마을인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겠지만 이 땅에서 천국을 맛보게 해주는 우리들 공동체는 죄 있는 천국 마을입니다.
*출처: 우리들교회 자유나눔 home.woori.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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